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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 (Unity) 가격 정책 변경 - 어떻게 바뀌고 무엇이 문제인가

날개 2023. 9. 15. 12:29

유니티가 지난 2023년 9월 12 일, 2024년(내년) 1월부터 새로운 런타임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발표로 유니티를 사용하고 있던 개발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안타깝게도 부정적으로요.

 

그럼 무엇이 바뀌는 것이고, 그토록 논란이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출처 : 유니티 공식 사이트

 

1.  무엇이 바뀌는 걸까요?

 

(1) 유니티 플러스 요금제가 없어졌습니다.

 

: 게임 실행시 나오는 유니티 로고를 없애기 위해 일부 개발자들은 유니티 프로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니티 플러스를 사용해 왔는데, 유니티 플러스는 이번 발표가 있고나서 즉시 더이상 가입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2) 유니티 런타임 (Unity Runtime) 요금 신설

 

: 유니티 런타임 요금이 생겼습니다. 내년 (2024년) 1월부터 적용이 될 예정이고요, 특정 매출과 게임의 설치 횟수 기준을 넘어설때 설치 횟수당 요금이 부과 됩니다. 이는 유니티 에디터 구독료와는 별도로 추가되는 것으로, 기존에 유니티 프로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계속해서 유니티 프로의 (에디터) 요금은 내야 합니다. 부과되는 요금은 아래의 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유니티 공식 사이트

(3) 유니티 프로로 바꿔야 하는 기준은 없어졌습니다.


이제 유니티 프로로 강제로 바꿔야 하는 기준 매출액이 없어집니다. 그대신 차별을 두기 위해 위 요금제 표와 같이 유니티 프로를 사용하면, 설치 런타임 요금을 내야 하는 기준이 완화되고 설치당 내야 하는 비용이 적어집니다.

 

이제 개발자 또는 개발사들은 전년도 매출 상관 없이 유니티 퍼스널을 무료로 사용하고 런타임 요금을 비싸게 낼 것인지, 유니티 프로를 유료로 구독하고 런타임 요금을 할인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2. 무엇이 문제인가?

그러면, 2024년 부터 적용될 유니티 런타임 요금이 무엇이 문제일까요? 커뮤니티들에서 다른 사람들이 제시하는 문제점과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1) 설치 수를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

유니티에서는 자체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통해 집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얼마나 정확한지에 대해 명확히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은 얼마나 정확하냐의 문제인데, 결국 정당한 설치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숫자가 아닌 (실제치에 매우 근접한다 하더라도) 추정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불법 설치나 어뷰징 또는 상대 경쟁사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의 설치등을 걸러 낼 수 있다고 하지만 어떻게 걸러낼 것인지에 대해 완전히 유니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과금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하는데, 이 시스템에서는 추정에 의한 과금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추정이 얼마나 정확한지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는 것과 (부과하는대로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겠죠) 추정치에 대해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설치 수가 과장 될 수 있다.

 

요즘은 한 사람이 여러 기기,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도 설치하고 집에서는 PC에 에뮬레이터를 통해 설치하고, 태블릿에서 설치하는 등의 여러대의 기기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때 어떻게 카운트 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유니티 사이트의 FAQ를 보면 이런 경우는 각 기기마다 설치 카운트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3대의 기기에 설치한다면 설치수는 3개로 잡히며, 3개의 유니티 런타임 요금을 내야 한다.

(3) 기존 유니티 에디터에 대한 요금은 계속 내야 한다.

그렇다고 기존의 유니티 에디터에 대한 사용료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유니티 프로나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예전처럼 에디터에 대한 구독료를 그대로 내야 한다. 게다가 유니티 플러스는 새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사라졌습니다. 즉 유니티 퍼스널을 쓸건지 유니티 프로를 쓸건지 결정해야 한다.

결국 유니티 에디터에 대한 요금은 요금대로 내고, 설치에 대한 런타임 요금은 추가로 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4) 설치 수는 소급적용된다

2024년이 되기 전에 설치 된 것에 대해 요금은 부과하지 않지만, 24년부터 설치되는 갯수 카운트에 23년 이전에 이미 설치된 갯수는 소급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스탠다드 플랜 기준으로, 2023년까지 20만개가 설치되었고, 매출이 20만불(현재 환율로 약 2억6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했었다면, 2024년 설치된 게임은 즉시 요금이 과금됩니다.

(5) 공평하지 않다

 

가장 심각한 것으로 유니티 런타임 요금 부과 방식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매출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설치 갯수에 비해 돈을 잘버는 게임에 비해 설치 갯수 대비 돈을 못버는 게임은 훨씬 큰 비중의 과금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계산을 단순히 하기 위해 유니티 퍼스널로 계산, 미달러-원 환율은 1300원이라 가정한다. 총매출은 1년동안 올렸다고 가정)

A라는 게임은 100만 설치에 총 100억 매출을 올렸다.
유니티 런타임 요금 : (100만 설치 - 20만 설치(무료기준)) x 0.2 x 1300(환율) = 20.8억
매출 100억 - 유니티런타임 20.8억 = 79.2억원
유니티 런타임 요금을 제외하고 79억 정도를 벌었지만 유니티 런타임 요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8%나 됩니다. 경쟁 엔진인 언리얼의 경우 로열티가 매출의 5%인걸 감안하면 이정도 매출이면 언리얼보다 엔진 사용료를 4배나 내야 하는 셈이죠.

B라는 게임은 100만 설치에 총 2억5천의 매출을 올렸다.
유니티 런타임 요금 : 과금을 위한 설치수 기준은 넘었지만 매출기준(20만달러=약 2억6천만원)은 넘지 않았기 때문에 과금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니티 런타임 요금은 0원.
매출 2억5천 - 유니티 런타임 0원 = 2억 5천만원

C라는 게임은 100만 설치에 총 20억 매출을 올렸다.
유니티 런타임 요금 : (100만 설치 - 20만 설치(무료기준)) x 0.2 x 1300(환율) = 20.8억
매출 20억 - 유니티 런타임 20.8억 = -2천만원
즉: 유니티 런타임 요금으로만 2천만원을 손해보게 됩니다. (순수익 기준이 아닌 매출 기준이므로 손실은 훨씬 크게 됨). 즉, 흔히들 말하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게 되는 셈이죠.
아이러니 하게도 매출은 B 게임보다 8배나 많지만 수익은 마이너스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런타임 요금제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특정 설치수나 매출액이 한계에 다다르면 설치를 막아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의 예시가 좀 극단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게 공정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그냥 언리얼처럼 매출액 기준으로 과금한다면 공평하게라도 과금되지 이런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설치수대로 과금하겠다는 시스템에서는 무조건 설치당 매출이 큰 게임만 유리하게 됩니다. 소위 박리다매는 손해를 보는 시스템인 것이죠.

예를 들어 리니지 같이 유저당 매출이 큰 게임은 상대적으로 유니티 런타임 라이선스의 비중이 적겠지만, 캐주얼 게임이나 인디게임과 같이 다운로드 수에 비해 매출이 적은 게임은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를 달리 얘기하면, 유저당 매출이 큰 게임만 기획하고 개발하라는 의미가 됩니다. 즉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와 기획까지 제한을 걸게 되는 것이죠. 이는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중요한 게임이라는 컨텐츠에 치명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위 계산은 애플이나 구글플레이와 같은 스토어 플랫폼 수수료는 포함하지도 않았죠. 저정도 규모면 스토어 수수료 30% 인걸 감안하면 얼마나 타격이 큰지 계산이 될 것입니다.

 

마치며...


나름 유니티에 대한 애정도 기대도 있고 (심지어 유니티 주식도 있다. 손해보고 있지만...)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니 뭔가 변화가 필요한 것도 맞습니다. 수익을 내야 회사가 존재 할 수 있죠.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이 합리적이고 사용자들이 납득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히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벌써부터 유니티를 유저들은 난리입니다. 물론 사용하던 게임엔진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유니티를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사용자들의 입에서 언리얼이나 고도(Godot)엔진으로 갈아타야 하는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것 자체가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닐 것입니다. 농담이겠지만 다시 코코스2D로 돌아가야 하는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연일 페이스북이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발표 이후 그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유니티 주가는 3일째 곤두박질...)


게임 엔진의 대중화를 외치던 유니티 이기에 이번의 이러한 행보는 그간 유니티를 아끼던 개발자들에게는 배신감마저 들게 할지 모르며, 유니티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갔을 것입니다.

 

참으로 고민이 많게 되는 변화 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